감상자 여러분에게
여러분은 일러스트레이터를 작가로 보고있나요 아니면 화가로 보고있나요?
잡지, 서적, 신문의 내용을 보충하기 위한 삽화를 그리던 직업이었던 화가에 가까웠던 일러스트레이터는,
현대에 와서는 이를 넘어 자신의 언어를 삽화란 수단을 통해 보여주는 작가의 면모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언어를 자신의 손으로 표현 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화가이자 작가입니다.
보편적인 예술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게 된, 예술에 대한 어떠한 제한이 존재하지 않게 된 현대에 와서는
모든 감상자는 어떠한 제재없이 작품을 마음대로 해석하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작품, 그 자체는 객관적 대상으로 존재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주체인 감상자가 객체인 작품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작품은 새로운 해석을 얻습니다.
예술가는 자신의 주관적인 심미를 담아 작품을 만들어내지만 만들어진 작품은 객관적 대상에 불구하고
감상자가 이에 해석을 부여할 때 비로소 ‘작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작가가 만든 작업물, 감상자의 평가 이 세 요소가 모두 모여야 ‘작품’이 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자연’이라 불리는 객관적 세계에는 본래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나무, 물, 풀과 같은 자연은 그냥 그 자리에 존재하는 객관적 대상입니다.
인간이란 심미를 가진 주체가 이에 ‘아름답다’란 주관적 인식을 가질 때부터 자연에 의미가 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작품도 이런 자연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 작업 또한 감상자가 없다면 그저 객관적인 대상으로서 존재할 뿐일 것입니다.
제 작품을 보고 해석과 평가를 내리는 여러분은 제 작업을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일부분입니다.
작업 그 자체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해석이 부여된 순간부터 ‘작품’으로 만들어 집니다.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작업들은 감상하시는 여러분의 평가와 느낀 점을 통해 비로서 작품이 됩니다.
창조는 작가의 일이지만 이를 평가하여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일은 지금 제 작업을 봐주시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부디, 제 작업을 작품으로서 존재하도록 앞으로 공개하는 작업물들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웹페이지 영어 번역 -배지윤 번역가
프로젝트 < 나전 > 협력 -(주)팬딩